완전한 새출발을 꿈꾸는 2019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



2019년을 맞이하는 감회는 꽤나 남다르다.

30대 중반을 지나며 지난 15년의 발자욱을 회상해보자.

서울에 괜찮은 대학을 졸업하고, 괜찮은 대기업에서 대형 플랜트 건설사업 Project Manager 업무를 수행하며 괜찮은 Career를 쌓았다. 업이 재미있고 성향과 잘 맞아서 열심을 다했고, 운좋게 그에 따른 보상도 잘 받았다. 나름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상이었다. 한편의 시각으로 보면 대기업에 근무하는것 또한 일종의 월급쟁이 신분 인지라, 불안한 미래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꾸준한 월급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모습 정도 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내 나이 50초반 혹은 중반 까지의 시간은 보장될 수 있는 탄탄한 울타리 속에서 얻는 소속감과 안정감은 매우 큰 만족감을 주었다. 3년전 결혼해서 아직 둘만의 신혼생활을 보내던 나에게 그 자리는, 큰 어려움 없이 자식과 함께 감사하며 살아갈수 있는 어느정도 보장된 보금자리로 느껴졌다.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내어 우리가족을 위해 승진하고, 월급 많이 받고, 대형 프로젝트를 이끌며 속한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세하는것이 그간 내가 만들어 가던 세상의 목표였다.

일상이라는 길 위에서, 문득 내가 했던 결정에 대해 돌아본다. '18년 3월 직장을 그만두고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근 8년만에 다시 시작하는 공부였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 되돌아 보면, 당시 나의 숙고와 단호한 선택은 무엇을 근거로 이루어 졌는지 조금은 헷갈린다. 일에 대한 욕심이 늘어날 수록 증가한 "Global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사업가"에 대한 환상을 버릴 수 없었고, 담담하게 흘러가던 현실에 문득 떠오르는 50대 이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또한, 한번 사는 인생에 같은 양의 열심을 쏟는다면, 조금더 큰 세상에서, 큰 일을 하고 싶었다. (돌아 봤을때, 큰 일이라는 것을 가늠한 잣대가 과연 옳바른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지만.. 콧대높은 자만심에 내가 속한 세상이 좁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술을 많이 마실 수 없는 핸디캡 때문에, 직급이 올라갈수록 술을 수반하는 네트워크 관리 없이 살아갈수 없다는 생각에, 노년의 건강도 걱정되었다. 당시에는 이중 어느 부분의 비중이 더 크게 작용해서 퇴사라는 결정을 내렸는지 이제는 경계가 모호하지만, 결국 결정의 순간에 자신감이 선두에 있었고, 허영에 의해 부풀려졌을 수 있는 몇가지 이유와 근거를 기반으로 용기를 낸것 같다. 또한, 이는 지난 15년간 개인적으로 이룬 노력과 성공이라는 공식에 취해있던 자만심이 기인했다고 생각며, 내가 쥐고 있던 것들이 나라는 사람의 절대적인 역량에 비해 얼마나 운 좋은 결과물이었는지, 가치있고 감사한 것이었는지 정량적인 가늠을 하지 못했던것은 분명한것 같다.

가감없는 도전을 시도 함에 있어, 현실적으로 너무 똑똑하거나, 사리에 밝아도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이러한 주장도 스스로 하는 자위 및 아둔한 편견의 일종일 수 있겠지만. 어쨋건, 나는 그리 명석하지 않게, 두루뭉실한 크기의 비전 또는 불안함이라는 이유를 대며 청춘의 마지막 도전을 시작하였다. 미국 Ph.D.에 지원하여 학위를 수여하고, 그간의 경력과 취득한 국제 학위를 바탕으로, Global Player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허나, 현실적으로 보았을때 이는 30대 중반에 시작하는 도전 치고는 매우 무모하고 한심한 결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석사 학위 없이, 특정한 연구 분야에 대한 깊은 전문적 지식이나 흥미 없이, 뛰어난 영어 실력 없이, 대단한 GPA 없이, 어디서 지원해 주는 Fund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직장을 버리고 좁고 험난한 유학의 길로 대뜸 들어섰다. 대학 원서접수를 위한 영어점수가 기대보다 저조했지만, 다행히 지원조건은 넘겼고, 현재, 예전 신입사원 공채를 지원하는 복잡한 심정으로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하여, 대학별 원서접수를 진행 중이다. 모든것을 벗어 던지고 공부를 시작하며 한치의 후회도 없이 미친듯이 공부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내 기대보다 더욱 의지가 박약했고, 멍청했다. 그간의 자만심은 갈갈히 찢겨서 사라졌고, 일말의 자신감은 간신히 붙어서 나풀대는 실정이다.

동전 주식의 거품이 빠지듯, 작년 3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한 나의 자신감 그리고 이와 궤를 같이한 무언가를 하려는 열정은 스스로를 매우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때마침, 다행히 한해가 마무리가 되어버렸고, 새해가 시작되었다. 2019년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 분위기 전환을 구실로 스스로를 정비하고 다시금 힘을 내보고자 한다. 황금돼지의해, 30대 중반을 꺽으며, 완전히 새롭게 출발하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시간은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에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적인 시선속에 지금의 나는, 무언가에 대한 전문성을 비추어야 할 때이지만, 마땅히 내세울것이 없다는것에 마음이 꾀나 어지럽다. 그간에 옷을 벗고 새로운 치장을 하는 마당에, 새로운 역량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목표가 되는 일에 열정적으로 몰두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심정으로, 강해지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2~3월, 늦으면 4월, 지원한 학교에입학허가를 받고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인 7~8월까지, 회사 다니면서 하지 않았던 자기개발에 힘쓰고, 하고싶은 일을 정하고 마음껏 즐기며 몰입할 계획을 세우려 한다. 만에하나, 입학허가를 못받는 안좋은 경우도 배제할 수 없기에, 이부분 또한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나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의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항상 배우고, 행동하고, 생각하며, 성장하는 내가 되도록 하자. 그래야 다가올 기회, 혹은 변화 가운데 더 좋은 미래를 향해 용감히 뛰어 들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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