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창업 #1. 시작에 앞서 (숙고와 고민)
우후죽순 몰려드는 Cafe 창업에 편승해 볼까?
Cafe는 상대적으로 창업의 문턱이 낮아보인다. 볶아진 콩을 분쇄한 후, 높은 압력으로 물을 내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물 혹은 얼음이나 우유 혹은 단것을 첨가해 이쁘게 담아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쾌적한 장소에서, 취향에 맞는 음악을 틀어놓고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손님과 인사를 건내며, 지인들과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기대되기 때문이다. Cafe 창업은 이익 측면에서도 꽤나 매력적이다. 가게가 자리한 장소에 따라 아메리카노 한잔의 값이 널을 뛴다. 여러가지 부수적 요소를 고려해야 겠지만, 탄 커피콩에 뜨겁게 내린 물이라는 단순한 과정을 놓고 보았을때 매출대비 이익률이 꽤나 쏠쏠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렇게 부풀려진 커피 값을 소비자 대부분이 인지 하고 있음에도, 심미적 즐거움을 위한 여가를 위해, 혹은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러운 소비패턴으로써 어렵지 않게 지갑을 연다.
고급진 주황빛의 조명과, 감성을 자극하는 몇몇 디자인 소품들, 그리고 현대적인 감감이 잘 베여있는 세련된 공간 속에서 어떤이는 데이트를, 어떤이는 공부를, 또 어떤이는 이야기를 나눈다. 고객들은 그 안에서 각자의 삶의 작은 부분을 떼어 놓고, 긍적적인 에너지를 얻고자 기대한다. Cafe에 대한 그들의 기대 심리는 결코 단순하지 않고 되레 민감하고 섬세하다. 허나, 이러한 요구에 부합할 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커피한잔의 거짓말 같은 원가를 신경쓰지 않고 통크게 서비스 비용을 지불한다. 재미잇게도 우리는 가끔 쿠팡의 로켓배송이라는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음에도, 티몬 등 여러 경쟁사의 진열대에서 동일한 제품의 가격을 뚫어지게 비교하며 100원, 혹은 200원의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한 관점에서, 커피 장사는 마치 마법과 같다. 커피 한잔 원가가 400 ~ 600원인데,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얻기 위해 웃돈을 10배 이상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타 요식업과 비교했을때 초기 투자비용과 원재료 재고 비용 등의 부담이 적기 때문에 체감되는 부담이 덜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Cafe 창업은 희망적으로 보여진다. 주인의 역량과 열정에 따라 기대되는 결과물이 먹음직 스러워 보이기 때문다. 그러나, 최근의 동향를 고려해 보았을때 이는 표면적이고 단적인 부분적인 판단이고,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잠재적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단순화 하면 1) 맛있는 커피 혹은 디저트, 2) 기분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근사한 공간으로 판단된다. 각각의 등급을 조금더 세밀히 나눈다면 개인의 역량과 Cafe가 위치한 장소 등 상세한 기준에 따라 넓은 범위로 분포될 것이다. 하지만 자세한 비교와 분석은 이후 순서로 생각 하더라도, 간단한 사고 만으로도 현재의 창업 러쉬는 충분히 불안한 모습으로 비추어 진다. 상황을 가정해 보자. 청년 혹은 중년이 있다. 그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지고 있는 약간의 종잣돈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고민한다. 부동산은 지난 5년간 가파르게 올랐고, 거품 위에 거품이 얹힌 상황으로 자칫하면 안녕행 막차를 탈것 같은 예감에 불안하다. 눈을 돌려 주식 혹은 펀드를 보아도 녹녹치 않다. 코스피 3000을 향해 가즈아를 외치던 몇개월 전에 붉은 개미들의 희망은 불쑥 찾아온 몇차례 파란 파도에 싹 쓸려 나갔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수십개월간 쌓아올리린 소중한 사이버 머니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모두가 아우성인 상황에 세계경제 침체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10년전 리먼사태의 악몽이 재현될까 오싹하다. 직접 사업을 하자니 막막하다. 평생 장사의 "장"자에 가까이 가본적도 없어 무섭다. 비록 사회생활을 오래 했다 하더라도, 월급쟁이와 장사를 하는것은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마땅히 내세울 무기가 없다. TV에는 여러 달인들과 맛집들이 소개되며 각자의 레시피를 마지못해 공개하는 듯 하지만, 실상 그들이 오랜기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는 결코 공유될 수 없기에, 그러한 장벽과 견주어 보는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들은 집에서 종종 커피를 내려 마신다. 차도 우려 마시고, 건강을 생각하며 과일도 갈아 마신다. 어떤이는 쿠키와 여타 달달한 디저트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누군가 준비해 놓은 정제된 원재료를 구입해서, 인스턴스 음식 처럼 간편하게 만들어 근사한 기분을 내곤 한다. 그래서 주변 카페에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목격하며,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사실, 간단해 보이는 일련의 작업가운데에도, 개인 미각의 예민함과 바리스타 스킬, 관련 지식, 그리고 돈의 힘 (멋진 인테리어, 좋은 기기)에 의한 장벽의 크기는 앞선 요식업의 그것과 별반 다를바 없거나, 혹은 그 이상의 복잡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욕구는 한 개인의 판단을 어렵지 않게 왜곡시킬 수 있다. 커피 맛을 예민하게 느끼는 정도는 소주의 맛을 예민하게 생각하는것 만큼의 미묘한 취향 차이가 존재한다고 판단하면, 일반적인 커피맛으로도 인테리어 감성만 잘 준비한다면 본인도 유사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꽤나 합리적이고, 희망적인 판단으로 생각 될 것이다. 만약 2~3년전에 경우라면 맞는 말일 수 있다. 어느정도 만들어진 Cafe는 대박은 아니더라도, 인건비와 투자비를 회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작금의 실정은 상황이 조금은 다르다고 판단된다. 물론, 고객들에게 이미 검증된, 정형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렌차이즈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투자비가 크고, 이익율이 적어, 진입이 더더욱 어렵기에 또다른 측면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현대적으로 세련된거나 독특한 장소에서 이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사람들은 그곳에 가서 똑같은 경험을 하고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 대부분 제공되는 커피 혹은 디저트 맛은 상향 평준화 되어, 혹은 그들의 입맛이 하향 평준화 되어, 그들의 포스트에 상세히 남겨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유행과 인기를 쫒아 Cafe를 방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루가 다르게 만들어지는 세련되고 신선한 느낌의 신성은, 반짝하는 빛을 내고 금새 흐려지기 마련일 것이다. 이에, 잠재적입 창업자가 몇몇 북적이는 핫플레이스를 사례로, 본인의 미래에 관대한 상상을 투영하는 것은 섵부르다. 다시말해, 그 Cafe의 분위기를 내기위해 내가 지불했던 인테리어 비용과 집기비용을 회수하는 것이 예상보다 매우 어려울 수 있다. 단위 커피값의 매출액은 덩어리가 크지 않기에, 회전율이 높일 수 없다면 절대적인 이익은 말그대로 쥐꼬리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광객 고객층들 외에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무엇이 잇을까?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자리하여 일반고객의 방문 기회를 늘리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지만 당연스럽게도, 그런 곳은 임대료가 높아 장사가 안되면 체감되는 리스크가 더욱 커진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장소에는 이미 대형 프렌차이즈가 많이 존재한다. 그들이 가진 돈과 시스템의 힘은 개인 사업자기 쉽게 감당할 수 있는 형질의 경쟁력이 아니기에, 근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피가 집에서 값싸게 마실 수 있음에도 밖에서는 비싼값으로 소비하는 일종의 사치재 라는것과, 요즘의 대한민국의 위태로운 경제상황을 고려 했을때, 절대적인 매출이 하향 추세일 수 있다는 예상을 하게 된다. 마땅한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산업 시장의 현황과, 호황이던 주력 수출 산업들의 하향 국면 싸이클로 인한 내수침체,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는 임금, 실업자 증가 등의 흐름이 도래한다면, 잠재적인 소비를 소극적으로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최저임금 인상은 비교적 젊은 소비자의 소비여력을 키우는데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자영업자의 연명에는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기에 단적인 판단은 어렵다. 물론 주인이 더 열심히 뛰어 아르바이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지만, 이는 앞서 전제로 달았던, Cafe '일'의 여유로움과는 괴리감이 존재한다.
정리하면, Cafe 창업은 단기적으로 상상처럼 아름다운 일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매우 불리하고 어려운 도전으로 판단된다. 이를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감각과 역량을 쉽게 믿어버린다면, 열심히 모은 종자돈 마저 날려 버릴 공산이 크다. 차라리 주식이, 혹은 펀드가, 하다못해 은행 이자가 나은 사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인테리어 업자들은 일거리를 바짝 당기면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을 것이니 진정한 승자는 그들이 아닌가 생각되어 씁씁하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은 고민과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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