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창업 #2. 착수
장소는 정해져있으니, 컨셉과 전략이 필요하다.
80년대 춘천, 화려한 불빛이 흩날리던 시가지의 거리가 있었다. 강원도청과 춘천시청이 근접한 이곳은 접대 문화가 꽃피웠었다. 하지만 세대가 바뀐 요즘은 그때와 같이 뜨거지 않다.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건물 주위를 빼곡히 채운 낡은 차들의 숫자가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의 수보다 많다. 한산하거나 황량하거나 거칠다. 허나, 조금 나가 2차선 도로를 건너면, 시청이 옛 모습을 바꾸어 자리하고 있고, 몇몇 회사들이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민간은행들, 신문 및 출판사들, 조그만 종합병원. 서울 여느 벤처센터에도 비할바 못되는 작은 규모이지만, 밀집한 공간내 나름의 소득수준을 고려하면, 꼭 희망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거리를 건너면 춘천의 명동이 있다. 그곳의 유동인구는 항상 넘치지만, 길을 건너 구시가지로 오지는 않는다. 온탕과 냉탕의 모습과 같다.
춘천 요선동, 1층 자리에 오래된 청사진이 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룸싸롱이 있다. 예전 좋은날의 유산중 하나이다. 주변에 유사한 가게가 골목을 따라 밀집한것을 보면, 아직도 장사는 되는것 같다. 늦은 저녁에는 와보지 않았으니, 낮과는 사뭇 다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건물 옥상은 이용 가능하다. 요즘 유행하는 '테라스' 컨셉이 떠오른다. 약 40년 전에 만들어진 건물이라, 내부 구조는 낡았고, 복잡하다. 잘 꾸민다면 재미있는 곳이 될 수 있을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오래전, 건물을 세운 한 여성분이 시작한 청사진은 한때는 잘나가는 시절이 있었다 한다. 대우건설에서 소양감댐을 건설할 당시, 이 여주인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직접 임직원을 찾아가 대규모 일거리를 따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보았을때 대단한 수완을 발휘 하셨다. 그로인해 전환점을 맞이했던 청사진은 이제 주인이 바뀌었고, 세월의 흐름을 잘 따라가지 못해 세가 많이 기울었다. 기기는 오래되었고, 내부는 지져분하고, 일하는 사람은 없다. 간간히 들르는 동네 주민들의 소일거리를 처리하기 위해 노신사가 앉아있다. 나는 이 청사진 자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으려 한다. 일반적으로 사업의 구상 단계에서는 Site를 정하기 위해 주변의 시장 환경조사, 임대료 분석, 사업성 분석을 선행하는 단계가 필요할 테지만, 여러가지의 사정으로 앞단의 과정을 건너뛰고 둥지를 틀곳을 정했다. 앞으로의 할 일은, 과연 Cafe 창업이 도전해 볼만한 사안인지, 또한 하게 된다면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컨셉과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청사진에 가득 들어찬 먼지쌓인 기계들을 버리며 출사표를 던졌다. 고물상 트럭에 한가득 실고나서 건내받은 고철값은 오만 오천원이다. 약 20년전, 새로 들였던 기계들의 당시가격이 1억, 5천만원, 2천만원 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감가상각만큼의 값을 했을지 몰라 아까운 마음이 앞선다. 대청소를 하고, 구조물의 치수를 재고, 사진을 찍었다. 수작업으로 평면도를 그려서 가족들과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모았다. 큰 욕심은 내려놓되, 큰 꿈을 품고 차근차근히 나아가는 마음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한편으로, 요즘의 초격차를 두고 뛰어가는 성공한 자들 뒤에서, 순진한 마음으로 쫄래쫄래 따라가다가 넘어지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진인사대천명을 마음에 품으며 주어진 기회에 열심을 다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2월 까지는 영어 시험준비와 원서 마감에 많은 비중을 둘 예정으로, 다음 단계의 구상은 반발짝 물러서서 고민하며 준비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손님을 끌어달길 매력과 장사꾼의 실력을 키우이 중요하다고 생각됨으로, 이와 관련하여 공부하고, 연구하고, 배우고, 실습하는 시간을 병행해야 겠다.
장사는 매력, 곧 장사꾼의 매력과 직결되는것 같다. 그 매력을 갖추기 위해서 단기간동안 무엇을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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